2026년 8월 7일 금요일

세제개편 후폭풍, 왜 30억 아파트로 사람들이 몰려갈까

급매가 쏟아질 줄 알았는데, 시장은 조용합니다

8월 3일 세제개편안이 확정되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종부세 부담을 대폭 높였으니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을 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실제로는 정반대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제개편 후폭풍은 급매가 아니라 '관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이 쏟아졌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서울 주요 지역 중개업소에는 매도 시기와 향후 가격을 묻는 집주인들의 문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계획보다 앞당겨 매물을 내놓거나 호가를 낮추는 움직임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부동산 세제개편 이후 시장 관망세를 상징하는 이미지

왜 다들 지켜만 보고 있나: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집주인들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세제개편안이 확정 발표됐다고 해서 당장 세금이 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회 입법 절차가 남아 있고, 실제 세 부담이 반영되기까지도 시간이 있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개편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보다, 제도 시행이 본격화되는 2027년 이후 절세 목적의 매물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관계자도 "내년은 한시적 유예기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매도와 보유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흥미로운 반전: 30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이유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따로 있습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시세 30억원 안팎 이하 주택이 새로운 '절세형 한 채'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 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인근 중개업소에는 아침에만 20억원대 아파트를 찾는 문의가 10통 넘게 쏟아졌습니다. 당산래미안4차·당산센트럴아이파크 같은 역세권 단지 84㎡가 23억~25억원대에 거래되는 가운데, 고가 5분위 지역 매물은 직전 3주 평균 대비 32.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도 최근 25억원에 거래됐는데,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수요가 지속되면 이 주택형이 30억원대까지 진입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이런 흐름을 두고 "정부의 의지나 발언과 달리, 바뀐 세제개편안이 오히려 '덜 똘똘한 한 채'를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 주변에도 원래 강남권을 알아보다가, 이번 세제개편 소식을 듣고 마포·영등포 쪽 30억 이하 단지로 눈을 돌린 지인이 있습니다. '어차피 세금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데 굳이 초고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 지인의 설명이었어요.

30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 쏠림을 상징하는 이미지

반대로 압구정 같은 초고가 단지는: 매물이 오히려 잠깁니다

30억 이하 지역과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압구정 같은 초고가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나오기보다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재건축 가격 상승 기대와 관망세가 맞물리면서, 세 부담이 커졌음에도 팔기보다 버티는 쪽을 택하는 집주인이 많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초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각각 0.01%, 0.02% 오르며 사실상 보합세를 나타냈습니다. 세금을 크게 올렸는데도 정작 가장 타깃이 된 지역의 가격은 거의 흔들리지 않은 셈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갈립니다.

이 지점에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립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강남 핵심지역에서 세 부담 증가로 급매물이 일부 나오고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더라도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거래 위축과 매물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정책 방향은 하나인데, 실제 시장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는 아직 열려 있는 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매물잠김 쪽 전망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고 봅니다. 압구정 같은 곳은 애초에 세금 몇천만원 더 낸다고 팔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 같거든요.

정작 걱정되는 건 전월세 시장

세제개편이 겨냥한 건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자였지만, 부담이 엉뚱한 곳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임대로 내놓던 물량이 실거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시민의 절반 이상이 임차인인 도시인데, 이번 대책이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취득세 완화 같은 거래 활성화 방안은 이번 개편안에 빠지면서, "보유세 부담을 낮추려면 팔아야 하는데, 정작 사고파는 문턱은 그대로"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앞서 다룬 [전세자금대출 한도](출처: 경제돋보기 기존 게시글)와 맞물려,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까지 겹치면 "현금 부자 아니면 집을 사고팔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후속 보완책도 나왔습니다

시장 반응을 의식한 듯,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1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를 낀 1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할 때 예외 규정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제개편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을 부분적으로나마 손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보완책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세부 시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확인해두면 좋은 것

지금 부동산 매수·매도를 고민 중이시라면, 본인이 관심 있는 지역이 30억원 기준선 위인지 아래인지부터 확인해보세요. 30억원 이하 실거주 목적이라면 오히려 지금 상황이 나쁘지 않을 수 있고, 초고가 단지를 보유·매수하려는 계획이라면 매물 잠김으로 인해 원하는 시점에 거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앞서 다룬 [2026 세제개편안 확정, 종부세 진짜 얼마나 오르나](출처: 경제돋보기 기존 게시글)에서 정리한 시가 30억·40억원 구간별 세부담 차이를 다시 확인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FAQ

Q1. 지금 당장 세금이 오르나요?

아니요. 세제개편안은 확정 발표됐지만 국회 입법 절차가 남아 있고, 세율 인상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Q2. 왜 30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나요?

종부세 과세 기준이 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뀌면서, 시세 30억원 안팎 이하 주택은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 '절세형 한 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Q3. 압구정 같은 초고가 단지는 앞으로 가격이 떨어지나요?

전문가 전망이 엇갈립니다. 일부는 세 부담 증가로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보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오히려 매물 잠김으로 거래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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